[휴머노이드 로봇 보안·안전 #1] 키리스 엔트리 릴레이 공격

테슬라를 포함한 스마트 모빌리티 업계가 겪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보안 위협 중 하나는 ‘릴레이 공격(Relay Attack)’이다. 이는 물리적인 키가 없어도 신호 증폭을 통해 차량 문을 열고 시동까지 거는 수법으로, 이제 그 타겟은 거실과 주방을 누비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향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집안의 모든 스마트 기기와 연결되는 ‘움직이는 관리자’이자, 자동차 가격을 상회하는 고가의 자산이다. 만약 로봇의 보안이 뚫린다면 이는 단순히 정보 유출을 넘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로봇이 범죄자의 지시에 따라 스스로 집 밖으로 걸어나가는 공격자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형 도난’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신호의 사다리, 릴레이 공격의 실체와 관찰 사례

과거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에서 관찰된 릴레이 공격 사례는 피지컬 AI 보안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범죄자들은 차주가 집 안에 있을 때 문밖에서 블루투스(BLE)나 UWB(초광대역) 신호를 가로챈 뒤, 이를 증폭하여 차량 근처에 있는 공범에게 전달했다.

상황은 단순했다. 차주는 안방에 있었고, 차량은 집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변화는 찰나였다. 범죄자가 증폭기를 통해 “주인이 근처에 있다”는 가짜 신호를 차량에 보냈고, 결과적으로 차량은 정당한 인증으로 판단해 문을 열어주었다. 이는 소프트웨어의 해킹이 아니라 이는 소프트웨어 침입이 아니라, ‘사용자가 근처에 있다’는 물리적 거리 개념 자체를 속인 공격이었다.

이 공격이 휴머노이드로 전이되면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로봇은 자동차와 달리 스스로 계단을 내려가고 문을 열 수 있는 능동적인 하드웨어를 가졌기 때문이다. 인증 시스템이 ‘사용자의 존재’를 단순한 ‘신호의 세기’로만 판단하는 순간, 고가의 로봇은 공격자의 원격 조종에 따라 유유히 사라질 준비를 마친 셈이 된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제조사가 ‘편의성’을 위해 보안의 밀도를 낮췄기 때문이다. 신호가 잡히면 사용자가 근처에 있다고 단정 짓는 논리적 허점은, 물리적 거리를 왜곡하는 단순한 증폭기 하나에 무너졌다. 이는 결국 피지컬 AI가 맞이할 보안의 미래가 단순한 방화벽 구축이 아닌, 실제 물리적 공간을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함을 시사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보안 키리스 엔트리 릴레이 공격
< 휴머노이드 로봇 보안 키리스 엔트리 릴레이 공격 >


로봇 자동 잠금 해제의 딜레마: 도난을 방조하는 편리함

많은 휴머노이드 제조사는 사용자가 다가오면 로봇이 스스로 활성화되는 기능을 강조한다. 하지만 사용자 존재 인식 기반 인증은 릴레이 공격에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로봇이 증폭된 신호를 주인으로 착각해 잠금을 해제하는 순간, 그 로봇은 집안의 물리적 방어선을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가해자이자 스스로가 도난품이 되는 피해자가 된다.

스마트홈과 연동된 로봇이 공격자의 지시에 따라 도어락을 열어주거나, 자신의 추적 장치를 스스로 비활성화하는 시나리오는 매우 현실적이다. 특히 이족보행 로봇은 높은 토크와 물리적 힘을 가지고 있어, 도난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거주자에게 물리적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 이는 고가 자산의 상실을 넘어 인명 피해로 직결될 위험이 크다.

향후 고가 휴머노이드 시장이 형성될 경우, 로봇 자체를 노리는 범죄 가능성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로봇들은 가사 노동의 효율성을 위해 현관문 도어락과 직접 연결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사용자가 양손에 짐을 들고 올 때 로봇이 문을 열어주는 기능은 매력적이지만, 역설적으로 외부에서 릴레이 공격을 통해 로봇을 깨우기만 하면 집안 전체의 보안이 무장해제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흐름은 로봇의 가격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휴머노이드는 최첨단 센서, 액추에이터, 고성능 AI 칩셋이 집약된 장치로 대당 가격이 웬만한 중형차 한 대 값을 훌쩍 넘긴다. 따라서 범죄자들에게는 단순한 가내 침입보다 ‘로봇 그 자체’를 탈취하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인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봇은 소프트웨어가 담긴 그릇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고가의 재산이다.”

보안 위협 요소취약점 분석예상되는 물리적 결과
블루투스/UWB 신호신호 증폭을 통한 거리 위조 가능로봇의 무단 활성화 및 고가 자산 도난
사용자 존재 인식단순 신호 감지에 의존하는 인증 한계주인 부재 시 로봇의 자발적 탈출
스마트홈 연동도어락, 가전 제어 권한 통합외부 침입자의 집안 통제권 확보
자동 잠금 해제하드웨어 킬 스위치 부재 시 위험로봇의 물리적 폭주 및 강제 반출 사고
자산 가치 집중고가의 센서 및 배터리 탑재장치 해체 및 암시장 유통 위협


인증 실패의 미학: 로봇은 어떻게 멈춰야 하는가

그렇다면 “인증에 실패하거나 신호 오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로봇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도달한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잠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리적 힘을 가진 로봇은 인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한 무력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 차원의 안전 설계(Safety-by-Design)다. 예를 들어, 신호가 증폭된 것으로 의심될 경우 로봇은 관절의 모터를 역방향으로 고정하거나, 무게중심을 지면으로 완전히 낮춰 외부에서 강제로 끌고 가기 어렵게 만드는 물리적 방어 기제를 작동시켜야 한다.

또한 생체 인증과 거리 기반 검증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블루투스 신호가 잡히더라도 카메라를 통한 안면 인식이나 초광대역(UWB) 통신을 통한 0.1초 단위의 시간차 측정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로봇은 절대 일어서지 않아야 한다. 편의성을 조금 손해 보더라도, 로봇이 스스로 범죄의 도구가 되는 것보다는 ‘불편한 보안’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향후 과제: ISO 기반의 접근 제어와 글로벌 표준

앞으로는 ISO 25785와 같은 로봇 안전 표준을 기반으로 한 접근 제어 논의가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현재의 표준이 주로 ‘협동 로봇의 충돌 방지’에 집중되어 있다면, 미래의 표준은 ‘보안 침해 시의 하드웨어 잠금 방식’까지 정의해야 한다.

특히 공급망 보안 관리인 ISO 28000과의 연계도 주목해야 한다. 로봇이 제조사에서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미 오염된 인증 모듈이 설치되거나, 보안 취약점이 방치된 채 유통되는 시나리오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표준은 단순히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넘어, 범죄로부터 인간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법적 보루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안은 네트워크 보안의 연장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의 통제권을 지키는 전쟁이다. 릴레이 공격과 같은 물리적 신호 왜곡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장 원시적이고 확실한 물리적 잠금장치와 철저한 다중 인증 체계로 돌아가야 한다. 로봇이 인간의 삶을 돕는 ‘동반자’로 남기 위해서는, 그 어떤 고성능 AI보다 강력한 ‘안전한 멈춤’의 철학이 먼저 설계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보안의 핵심, ‘인증’보다 ‘안전한 멈춤’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스마트 기기가 아니라, 스스로 이동하고 물리적 힘을 행사할 수 있는 피지컬 AI다. 따라서 릴레이 공격처럼 사용자의 존재를 속이는 신호 위조가 발생할 경우, 단순한 정보 유출이 아니라 고가 자산 도난과 물리적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동 잠금 해제와 스마트홈 연동 기능은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의 휴머노이드 보안은 단순한 네트워크 방어를 넘어, 생체 인증·거리 검증·하드웨어 잠금 구조를 결합한 다중 안전 체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래 로봇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얼마나 똑똑하게 움직이느냐가 아니라, 인증 실패나 해킹 상황에서도 얼마나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글에서 사용한 머리 아픈 AI 용어]

  • 릴레이 공격 (Relay Attack): 통신 신호를 중간에서 낚아채 먼 곳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멀리 있는 주인의 신호를 로봇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속여 인증을 통과하는 수법을 말한다.
  • 키리스 엔트리 릴레이 공격 (Keyless Entry Relay Attack): 열쇠 없이 신호만으로 문을 여는 기술을 악용해, 범죄자가 로봇의 잠금을 해제하고 마치 주인이 조종하는 것처럼 속여 탈취하는 구체적인 공격 형태이다.
  • UWB (초광대역): 위치를 센티미터 단위로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로, 로봇과 주인 사이의 실제 거리를 파악하여 릴레이 공격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
  • ISO 25785: 차세대 휴머노이드 안전 프레임워크 논의와 연결되는 개념으로, 로봇이 위험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를 다루는 흐름이다.
  • 하드웨어 차원의 안전 설계 (Safety-by-Design): 해킹을 당하더라도 기계 구조적으로 로봇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하거나 물리적으로 작동을 멈추게 만드는 원천 보안 방식이다.
  • 토크 (Torque): 로봇의 관절이 회전할 때 내는 물리적인 힘입니다. 도난 방지를 위해 이 힘을 역으로 이용해 로봇을 바닥에 고정하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잠글 수 있다.
  • 액추에이터 (Actuator): 전기 신호를 받아 실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로봇의 근육입니다. 보안 사고 발생 시 이 액추에이터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도난 방지의 핵심이다.

   

※ 본 콘텐츠는 NEXT WORLD의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특정 산업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 하에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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